좋은 글(독서)

오산대역 水淸근린공원에서 본 詩 "등나무 꽃"

길전 2020. 12. 13. 20:06

'코로나19' 로 인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 협조 차원에서 2월부터 중단했던 인천 두리회 만남을 이번 주 말(74)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문자를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무척 반가웠습니다. 그러나 오산천변에서 아침마다 보았던 물안개처럼 이내 사그라지면서 마음이 착잡해집니다. 自家 차를 이용하면 1시간이면 족하지만, 대중교통기관을 이용하면 3시간 이상 소요되기 때문이죠.

 

 

"인간은 어차피 선택의 기로에서 이럴까 저럴까 망서리다가 아무 것도 하지 못한다警句가 떠오릅니다. 혹여 조찬 모임에 얼굴 내밀지 못하더라도 아쉬워하지 않겠지요!! 어제(72) 오후 오산대역 앞 水淸근린공원에서 우연히 눈에 글이 마른 장작처럼 굳어버린 마음을 잠시나마 흔들어 깨웁니다. 그대들이 있어 오늘도 웃어봅니다. ***크리스탈***

 

 


 

 

***등나무 꽃***

- 지은이, 안균섭-

 

언제부터인지

오월이면 너의 곁 서성이게 된 것이

달빛 부서지는

땡자나무 꽃 어깨에 얹고

미루나무 푸루름 틔우는 소리에

떨리는 심장 감추며 돌담 길 걷다가 걷다가

마주앉은 콘크리트 의자

별빛 감춰진 천정위에

촘촘히 쏟아져 버린 보랏빛 꽃송이들

그녀 수정 같은 눈 속에 마구마구 피어올라

그 꽃송이 따라갔다가 앵두같은 입술만 훔치고 왔는데

아마 그날 이후부터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