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나는 집 이외에서 숙박하지 않는다. 내 속으로 낳은 딸네 집에서 조차 하루 저녁 이상 자 본 기억이 별로 없다. 비록 부산 해운대구 관내 처형집이긴 하지만 4박5일 동안 지낸다는 것이 안식구는 괜찮은지 몰라도 나는 편치 않다. 4일째 되는 날도 아침부터 비가 오락가락한다. TV 화면에서는 연실 폭우로 인한 수재 피해상황을 방영하고 있다. 내일은 어떤 일이 있어도 귀가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8. 너무나 호젓한 해운대해수욕장
여름 바캉스철이면 발 디딜 틈도 없이 바캉스족들이 찾는 전국 제일의 해수욕장 해운대이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교통편이 좋다. KTX 또는 SRT 열차를 이용하면 서울서 2시간 조금 더 걸리면 도착할 수 있는 해수욕장이다.
또한 해수욕장 여건도 좋다. 백사장이 길고(1.5km) 수심도 얕고 조수의 변화가 심하지 않다. 특히 모래가 곱고 깨끗하여 몸에 묻어도 잘 떨어지는 특징이 있다. 뿐만 아니라 숙박시설인 호텔을 비롯하여 먹거리와 볼거리 그리고 각종 오락시설과 부대시설이 너무나 많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천 만명 이상의 피서객들이 찾던 대한민국 명소 해운대해수욕장이 연 사흘동안 눈을 씻고 보아도 너무나 썰렁하다. 물론 세계적인 '코로나' 펜데믹 사태에다 올 따라 유난스런 폭우로 인한 전국적인 수재 난국상황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속담에 '메뚜기도 오월이 한 철이다' 라는 말이 있다. 한철 벌어서 일년을 지내는 이곳 보통 사람들의 애타는 삶을 생각하면 정말 가슴이 막힌다. 이따금 이용하는 택시기사들의 볼멘소리가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민심이 천심이라 하지 않던가!
#9. 동백섬에서 두 인물의 흔적을 눈여겨 보다.
부산기념물 제46호로 지정 된 동백섬은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과 연결되어 있다. 섬 지명에서 보듯 동백나무가 지천이다. 동백섬 순환도로 우측으로 5분여 걸으면 두 갈래의 길이 나타난다. 하나는 왼쪽 산 능선쪽으로 오르는 길이고 또 하나는 오른쪽 아스팔트로 포장된 자동차 길이다. 안내판에 적혀 있는 글을 보니 어차피 만나는 길이다. 우리 내외는 산으로 오르는 왼쪽 길을 택해 걸었다. 20여 미터 쯤 걸었을까? 통일신라 후기 유학자이자 경주최씨의 시조인 고운 최치원의 동상이 보인다.
신라는 중앙집권적 귀족국가로 발전하면서 엄격한 신분제인 골품제가 확립되어 있었다. 6두품 출신으로 태어난 최치원은 관직에 나아갈 수 없음을 깨달고 일찍히 인백기천(人百己千:남이 100을 노력하면 나는 1000을 노력한다).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고 당나라로 유학을 떠난다. 고운 선생은 18세에 과거 빈공과에 급제하여 '격황소서'를 지어 문장가로 이름을 떨친다. 그는 귀국하여 문란한 국정을 통탄하고 바꿀것을 요구(시무조10조)하지만 받아드려지지 않자 관직을 버리고 각지를 유랑하다 세상을 뜬 것으로 사료에는 기록되어 있다.




海月亭에서 조금 내려오면 제13차 APEC 정상회담장소였던 누리마루 하우스가 있다. 회의장 입구에 들어서면 12 장생도( 해, 구름, 산, 바위, 물, 학, 사슴, 거북, 소나무, 불로초를 일컫는 십장생과 대나무, 천도복숭아) 와 당시 참석했던 정상들의 사진이 걸려있다. 실외 하얀 등대가 있는 전망대는 풍광이 좋아 사진찍기 최적코스로 알려져 있다. 해변 테크길을 따라 걷다보면 최치원이 직접 바위에 썼다는 해운대 석각, 인어공주상, 출렁다리를 볼 수 있다. 동백섬은 낮에 둘러보는 것보다 일몰 후에 더욱 아름답다고 한다. 부산 가면 해운대 바다도 구경하고 동백섬도 한 바퀴 둘러볼 것을 강추한다. 이상으로 부산 4박5일 문화탐방 동정 소개를 마친다. 끝까지 시청해주신 학교동기 및 지인들에게 고마움을 표한다.***크리스탈/명심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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