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겨울로 들어서는 입동이다. 그동안 예년에 비해 따뜻하던 날씨가 주 초, 비가 온 후, 추워질 것이라는 일기예보다. 요즘, 대다수 주부들은 난방시설이 잘된 아파트에 집집마다 냉장고가 있어 일년 중 반농사라고 칭하는 '김장 담구기' 에 별로 신경을 쓰질 않는경향이다.
하지만 내가 새내기 교사시절인 육 · 칠십년까지도 대부분 가구들은 입동을 전후하여 겨우내 먹을 쌀 서너 가마, 연탄 비축, 그리고 김장담구기는 기본이었다. 그만큼 서민들은 겨울나기가 수월치가 않았다는 증좌일 것이다.
어린아이가 없어 늘어놓는 것도 없어 청소해 봤자 한줌거리 먼지밖에 안 나오지만 안식구 등살에 주말이면 집안 청소를 꼭 한다. 1시간 남짓 청소를 끝내고 차를 몰아 화성시민행복텃밭으로 달렸다.
‘작물은 주인의 발소리를 듣고 자란다’ 는 말이 있다. 하지만 뜻밖에 뇌경색 증세로 21여 일 간이라는 동안 텃밭관리를 하지 못하다 보니 한창 자라고 있는 토마토와 고추마저 뽑고 이식한 배추 묘(20포기)가 말이 아니다. 병충해가 덜한 김장용 무는 그런대로 양호하다, 아무튼 배추 10여포기와 무우 그리고 대파· 쪽파를 땅거미가 기어드는 저녁 6시까지 텃밭에서 다듬었다.
'떡 본김에 제사 지낸다'고 했던가! 왕배뜰 지하차도를 빠져나와 통탄초교 인근에 근자 문을 연 「맛드림」슈퍼에 들려 절갈류와 마늘 생 등 몇가지 양념류를 구입하여 김치 담구기를 마쳤다. 비록 배추 양은 얼마되지 않지만, 하는 절차는 같다. 안식구 혼자서 김치 담구는 모습이 안쓰럽다. 앞으로 얼마나 생존할 수 있을런지? 예측할 수 없지만, 이제 집에서 김치 담구는 일은 그만 했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어차피 후회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인간이라지만, 아무튼 시간은 잘도 간다. 며칠 전 맞이 한, 2021 신축년 또 한 해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아쉽기도 하고 또 더 각성하면서 살 걸! 하는 회한도 없지 않다. 남은 두 달 건강 더욱 신경쓰면서 살리라 다짐하면서 글을 접는다. ***크리스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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