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구와 둘이서 생활하다보니 손바닥 만 한 텃밭에서 수확되는 쌈 채소(상추, 케일, 갯잎, 등)도 미처 소진하지 못해 곤혹스럽다. 생각 끝에 같은 아파트 위 층에 사시는 노인회장 댁에 드렸더니 ‘고맙다’ 하면서 오늘 점심 때 식사하러 경로당에 오란다. 나래울(동탄3동)게이트볼장에서 처음, 두 게임 경기를 하고 파크자이 1단지 경로당에 들어서니 때마쳐 정오 뉴스프로다.
‘전국 노래자랑’을 34년간 진행하며 서민들의 웃음과 눈물을 함께 한 국민 MC 송해 선생이 이 날 오전 서울 자택에서 별세하였다는 뉴스에 큰 충격을 받았다. 지난 일요일 낮 여자 MC와 함께 ‘전국 노래자랑’을 진행하던 모습을 봤기 때문이다. 비록 얼굴에 살은 빠졌지만, 프로그램 진행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별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긴 ‘죽음’ 이란? 신비속에 감춰진 오로지 '신' 외는 알 수 없는 비밀이 아니던가!
‘영원한 현역’ 희극인 송해(송복희:1927년생) 선생은 6·25 와중에 황해도 재령에서 홀홀단신으로 남하한 실향민이다. 그는 악극단에서 코미디로 시작하여 ‘가로수를 누비며’를 통해 구수한 입담으로 전국구 스타가 되었다. 하지만 누가 뭐라고 해도 고인의 대표무대는 KBS 제1 tv의 ‘전국노래 자랑이다’ 보통인들은 현직에서 물러날 나이(61세)에 마이크를 물려받아 장장 34년간 전국을 누비며 주름진 웃음과 구성진 말솜씨로 tv 출연이 처음인 출연자들이 한껏 끼를 풀어놓도록 하는 MC솜씨는 감히 타인이 넘볼 수 없는 그만의 재능이다.
여기에는 송해 선생만이 지닌 타고난 성실성에 무서운 프로의식 그리고 꾸준한 체력관리가 뒷받침하고 있음을 우리는 인지해야 한다. 매회 진행할 때마다 ‘이게 내 첫 프로라는 기분으로 한다’ 는 그의 말 속에 모든 함의가 담겨있다. 인간이 한 생애를 살아가는데 ‘성실’ 만큼 중요한 덕목은 없다’는 말은 영국의 철학자 『토머스 헨리 헉슬리(1825~1895)』의 말이다.
또한 그는 평생 대중문화예술인이라는데 자부심을 가졌다. 보관문화훈장을 받았을 때(2003) “나는 딴따라다. 영원히 딴따라의 길을 가겠다” 고 했고, 은관문화훈장 수상 때는 “대한민국 대중문화 만세”라고 외쳤다고 한다. 그는 94세 되는 해, ‘세계 최고령 TV 음악 경연 프로그램 진행자로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렸다.
윤석렬 대통령은 이날 고인에게 금관 문화훈장을 추서하면서 “반세기가 넘는 기간 가수이자 코미디언 국민 MC로 활동하면서 국민에게 큰 웃음과 감동을 선사해줬다는 조전을 보냈다고 한다. 아무튼 체구는 왜소하지만 대단한 예술인이다. 그가 태어난 북한 고향에서 ‘전국 노래자랑’ MC를 진행하는 것이 소원이라 했다는데,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해 안타깝다. 천상의 무대로 영원히 떠난 송해 선생의 명복을 빌면서 글을 맺는다. ***크리스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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