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우리나라 나이로 산수(傘壽)를 코앞에 두고 있다. 부모님 두 분께서는 모두 육순(六旬) 이전에 운명하신 것을 생각하면 나는 그야말로 홍복(洪福)이 아닐 수 없다. 이제 남은 생(生) 어떻게 살 것 인가?를 가끔 생각하곤 한다. 며칠 전에는 지인으로부터 ‘노년을 살아가는 12가지 마음’이라는 카-톡 문자를 받은 적도 있다.
철학자 한스-게오르그 가다머(Hans-Georg-Gadamer)는 독인 철학 실존적 존재론의 대가 하이데거의 수제자로서 금세기 해석학의 권위자이다. 그는 “인간은 어차피 편견을 지닌 주관적 존재” 라고 술회했다. 나는 명언 같은 이 구절을 자주 인용한다. 일찍기 고대 희랍의 아리스토텔레스는 만물의 영장인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어차피 모듬살이를 이루며 산다' 고 설파했지만, 실은 여우보다 더 간사하여 같은 핏줄임에도 지역간, 이웃간, 심지어 집안간에도 심한 갈등으로 척을 지고 지내는 경우를 주변에서 종종 본다.
대표적인 사례가 MB 정부시절 완료한 4대강 개발에 대한 찬반론이다. 4대강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대체로 4대강 개발을 찬성한다, 그러나 소위 환경론자 학자들과 이에 동조하는 진보성향 정치인들은 강이 죽어가고 있다면서 국민 세금으로 세운 댐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말 많은 국민들은 어느 말이 진실(善)이고 또 거짓(惡)인지 어리둥절하다.
따지고 보면 세상사 ‘영원한 선(善)도 거짓(惡)도 없다’ 고 본다. 이런 예가 합당한지 모르겠지만, 구한말 국권이 일제에게 침탈되었을 당시, 김구 선생을 비롯한 안중근· 윤봉길 의사 등 많은 애국 열사들이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초개처럼 생각하고 순국하였다. 하지만 일본은 통렬한 반성은 커녕 오히려 이들 애국지사들을 암살자 또는 치한으로 폄하하고 있다.
또 작금 동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에서 보듯 우크라이나 국민이나 서방국가들은 러시아 대통령 푸틴을 히틀러 못지 않은 전쟁광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러시아 국민들은 자국의 부흥을 위한 훌륭한 지도자로 생각한다.
개인간의 경유도 크게 다르지 않다. 평소 친소(親疎)관계 또는 이해득실에 따라 불공정이 판을 친다. 칠십 평생 살다보니 권불십년(權不十年)이란 사자성어가 왜 생겼는지 알고도 남는다. 예전에는 엄청난 치적(善)으로 회자되던 국정지표나 국가사업들이 지금에 와서는 적폐(惡)로 치부되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며칠 전 모처럼 인천에서 맺은 인연 중에 하나인 금사회 동아리의 김포장릉에 다녀온 동정을 경인 두리회 카-톡 방에 올렸다. 그런데 이를 마땅치 않은 뉘앙스로 느껴지는 댓글이 떴다. 본래 단체 카-톡 방의 취지가 동기들의 동정소개, 그리고 힐-링을 위한 다양한 정보를 소통하는 통로가 아니던가!
앞으로 남은 生을 ‘가슴 뛰는 대로 살리라’ 결심하면서 글을 맺는다. ***크리스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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