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모임)

인천교육삼락회 4월 월례회 ‘하루’

길전 2023. 4. 27. 21:30

봄철의 중간 시점인 4월 끝 주. 어제 뜬금없이 오늘 아침 서리가 내리는 곳도 있을 것이라는 일기예보에 염려되어 전동 스쿠터 타고 20분가량 소요되는 금곡리 임대 텃밭에 갔다. 만 원어치 씨감자를 심은 지, 어언 한 달이 되건만 싹이 보이지 않아 애를 태우는데, 지난 해 아내가 요리하고 발라 준 씨앗으로 파종한 호박 새싹이 너무나 애처롭게 느껴졌다. 늦추위에 상할 것이 염려되어 비닐로 덮어주고 귀가하였다.

 

때마침 인천교육삼락회 사무국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내일 인천교육삼락회 4월 정례 월례회 알고 계시죠

예 알고 있습니다.”

참석하시어 좋은 시간되셨으면 해서 전화 드렸습니다

몸이 불편한데다. 여기 화성시 동탄입니다만, 생각해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전화를 끊고 보니. 회원들에게 일일이 전화하는 K사무국장의 성의가 정말 고맙r기가 이를 데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3년여 지속된 코로나19로 와해상태에 놓인 인천삼락회를 다시 제자리에 돌려놓고자 노심초사하는 후배 K회장의 얼굴 모습이 떠오른다. 그래서 오늘 아침 밥 수저 놓기가 무섭게 두 번이나 환승하는 수도권 전동차에 몸을 실었다.

 

삼락회는 識者(식자)면 누구나 다 익히 아는 孟子(맹자) () 君子三樂(군자삼락)의 이름을 빌린 교직 퇴직자 봉사모임이다. ‘배우며 가르치고 봉사하는 것이 모토다. 오늘 참석하길 정말 잘 했다. 교장강습을 이수하고도 뜻하지 않은 질환으로 퇴직을 해야만 했던, 두 학교에서 因緣(인연)이 닿던 L 선생의 사모를 인천 삼락회월례 모임에서 뵐 줄이야!! L 교장 아직 살아 숨 쉬고 있다니 너무 반갑고 고맙다.

 

오늘 모임 동정, 촬영한 사진 뜻하지 않게 날라 가, 지난 삼락회 활동 담아 짧게나마 영상 편집해 보았다. 끝으로 미국계 영국 시인 T. S. 엘리엇(1888-1965)의 자신의 시 ‘4월을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표현한 황무지의 시를 소개하면서 글을 맺는다.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

기억과 욕망을 뒤섞고

봄비로 잠든 뿌리를 뒤흔든다.

겨울은 따뜻했었다.

돼지를 망각의 눈으로 덮어주고

가냘픈 목숨을 마른 구근으로 먹여

살려 주었다.

 

+크리스탈의 힐링 일기/2023.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