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평생을 살면서 하루는 ‘저녁’이 여유로워야 하고 일 년은 ‘겨울’이 여유로워야 하며, 일생은 ‘노년’ 이 여유로워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를 두고 혹자(或者)는 3여(‘三餘)라고도 한다. 사실 칠십 평생 몸을 담았던 인천을 떠나 연고라고는 딸 가족 외는 아는 사람이 전혀 없는 외로움이었다.
그래서 외롭다 싶으면 자전거를 끌고 또는 자가용차를 타고 동탄 또는 더 나아가서는 화성시 여러 곳을 순방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내 생애 3번째 흔적 《길이 열리는 화성에서 오늘을 담다》라는 팔순 기념 문집이다. 일찍이 독일의 문호 괴테는 나이를 먹는 다는 것은 ‘상실의 삶’을 사는 인간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나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생무지 고장 동탄에 와서 많은 이웃과 교우하고 있다.
그 중 첫 번째가 『나래울 게이트 볼』회원들과의 만남이다. 신록의 계절 6월 ‘파종한 보리를 수확하고 모 심기를 시작 한다’고 해서 붙은 망종(亡種)날 오전에 게이트 볼 L총무가 띄운 문자가 핸드폰에 떴다. "6얼 13일(목) 11시 30분 능동 「황금 코다리」에서 회식이 있다" 는 안내 문자다. 하필 그 날은 「인천초등교장원로회」가 있는 날이다. 아무튼 캘린더에 표시했다.
그 날이 바로 오늘이다. 그동안 게이트 볼 경기장 리모델링 공사로 회원들 얼굴 본지가 한참 된다. 공사가 어느 정도 진척되었는지 궁금하여 스틱을 양손에 들고 아파트 후문 둘레 길을 걸어서 구봉산 남녁 자락에 세워진 게이트 볼 경기장을 둘러보았다. 지붕만 남겨 놓은 채 그 외는 모두 철거되어 있다. 십여 명 정도되는 회원들이 실외경기장에서 땡볕을 맞으며 경기를 한다. 게이트 볼 사랑이 극진한 회원들이 아닐 수 없다.
잠시 후, 20여명 가까운 회원들이 능동 「황금 코다리」 음식점에서 조우하였다. 오늘은 하필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시는 L 회원 생일이란다. 나는 평소 누님이라고 호칭한다. 우선 나보다 4살이나 많은 연상이다. 처음 게이트 볼 회원으로 가입할 때부터 지금까지 사촌 누님처럼 나를 꼭 챙긴다. 소일거리가 많아 게이트 볼 경기에 불참하면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느냐?“ 며 알들이 묻곤 한다. 우리 속담에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 고 하지 않던가.
5남매의 맏이로 태어나 손위 누님이 없는 까닭도 전혀 영향이 없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이외에도 J 회장을 비롯하여 게이트 볼 안 살림을 맡아보는 L 총무님, 그리고 같은 광산 김씨 종친 되는 K씨는 물론 얼마 전, 화성시 대표선수로 경기도 게이트볼 대회에 참석하여 최우수 선수로 등극한 막내 동생 과 함자가 같은 역시 K여사 등 등 모두가 정감 가는 회원들이다.
맛 좋기로 소문난 코다리 안주에 음식점 사장이 직접 담근 막걸리를 서너 잔 마시니 비록 인천교장원로회 모임에 불참해서 L회장 및 지인들에게는 미안한 생각이 들긴 하지만 기분이 Up된다. 게이트 볼 모든 회원들 내내 건강하고 가내가 두루 편안하시기를 기원하면서 글을 맺는다. 내일은 병점 노인대학에 참석하고 그 다름 날 토요일에는 학교동기들 정례모임이 금정역 근처에서 있다. 아무튼 노년이 좋다.(끝)
**크리스탈 힐링일기/2024. 6.13(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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