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정년 후, 가장 기분 좋은 날.
'나이가 들면 어린 아이가 된다'는 말 그냥 지나가는 말이 아닌 것 같습니다. 팔불같은 자신의 이야기라 한 참 주저하다가 결국은 컴퓨터 책상 앞에 앉고 말았습니다.
오늘(3월 26일)은 2015년 을미년 새해 들어 처음으로 『부평학스토리텔러』활동이 있었습니다. 대상교는 부평구 삼산택지 내에 자리잡고 있는 굴포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들입니다. 사실 이 날은 매달 정기적으로 개최되는『인천교육삼락회』모임과 겹쳐 한동안 심적 갈등을 겪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백두대간 심심계곡에 흐르는 물보다 심성이 더 깨끗하고 고운 아이들을 보고픈 마음에 『인천교육삼락회』 정기 월레모임을 접고 『부평학스토리텔러』활동에 참여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오후 1시 10분 6학년 끝 반인 8반을 배정받아 1시간 동안 준비된 교안(ppt)에 의거 부평의 지명 유래와 오늘의 발전된 부평이 있기까지의 과정 하나 하나를 그림과 함께 설명해 주었습니다. 깊이있는 설명을 해주다 보니 시간이 조금 모자랐습니다. 생각 같아서는 시간을 연장해서라도 부평애(愛)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해 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마무리를 짓고 교실문을 나섰습니다. 이때 한 여자 어린이가 종이 쪽지를 내미는 것이었습니다.
"이게 뭐니"
"집에 가셔서 보세요"
하고는 이내 교실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교정을 빠져 나오면서 종이쪽지를 펴 보았습니다. 학습장 한 쪽에 쓴 종이에는 제 모습을 그린 그림과 더불어 "우리에게 부평역사를 가르쳐주셔서 감사합니다. 역사 재미
있어요" 라고 쓴 가로 글 밑에는 "감사합니다" 라는 세로 글씨가 또 씌어 있었습니다.
현직시절 '스승의 날' 아이들 편지글 받아 본 후, 정말 오랫만의 감동입니다. 더우기 생면부지의 학교 어린이로부터 받은 글이라 더욱 가슴이 벅차 오릅니다. 코흘리개 아이들을 위해 봉직한 지난 40여성상이 이처럼 뿌듯하게 느껴 본 것이 아마 생애 처음인것 같습니다. ***크리스탈/김청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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