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夫婦)라는 것!!!
어제 서운동 텃밭에서의 한나절 밭갈이가 힘에 겨웠는지 몸이 무겁습니다. 아침 식사 설겆이를 끝내기가 무섭게 안식구는 지인 친목모임에 참석한다고 집을 나섭니다. 12시가 임박하여 동네 사우나에서 두어시간 온·냉탕을 섞어가며 땀을 뺐더니 한결 몸이 가볐습니다. 칼국수라면에 소주와 맥주을 섞은 혼합주 서너 잔을 마시고 잠이 들었습니다. 이것이 요즘 나의 건강유지 비법입니다. 눈을 뜨니 저녁나절입니다. 저녁밥상이 차려진 식탁이 눈에 띄입니다. 귀가한 안식구가 갈산동 국민체육센터에 가면서 챙겨놓은 것이 분명합니다.
외모가 다르고 심성이 전혀 다른 부부가 오랫동안 같이 생활하다보면 반드시 좋은 날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우보다 더 간사한 것이 사람의 마음' 이라지요, 결혼 전에는 솔직히 여우같은 얄샆한 여자보다는 곰처럼 진득한 성격의 여자가 웬지 더 맘에 다가왔습니다. 웬걸 막상 살다 보니 '곰 같은 마눌님보다는 여우같은 마눌님이 더 좋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맞벌이로서 두 아이를 키우면서 빚어지는 가족 구성원간의 불화때문에 이런 생각을 했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성장하고 나도 이제 망팔(望八)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고보니 생각이 바뀜니다. 요즘, 세태가 크게 바꿔 남자 실버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안식구들의 목소리가 매우 커져 눈치보게 된다' 고들 말합니다.
우리 속담에 '악처(惡妻)라도 자식보다 낫다' 는 말이 있습니다. 매사 여유롭지 못한 삶을 살아 온 내 여정(旅程)에서 가늠자 역할을 한 안식구가 없었다면 과연 우리 가족이 존재했을까?를 생각해봅니다. 세상이 아무리 크게게 바꿔 여성이 남성보다 목소리 더 큰 세상이 되었지만 그래도 나는 요즘 세태가 좋습니다. 다달이 만나는 초딩 동기 중에 홀로 지내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자유분망하게 지내는 것처럼 보여도 어딘지 모르게 힘이 없어 보입니다. 나 역시 회자정리(會者定離)라는 佛家의 사자성어처럼 언젠가는 안식구와 떨어지게(死別)하게 되겠지요. 그 날까지 부부애(夫婦愛) 지키면서 열심히 살렵니다. "여보 사랑해요!!" ***크리스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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