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는 20km의 속력으로 70대는 70km의 속력으로 시간이 흐른다' 는 말이 있다. 똑같은 자연 현상도 세대(나이)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는 것을 지적하는 말일게다. 喜壽가 되다 보니 특별히 하는 소일거리도 없는데, 아무튼 시간은 잘도 간다. 庚子년 初伏을 맞이 한 것이 어제 같은데, 벌써 末伏이란다. 점심 때 동탄 반석산 기슭, 먹자 골목촌 '드시雞' 에서 닭 한마리·칼국수를 주문하여 안식구와 먹다 남아서 포장까지 하였다. 예나 지금이나 추운 동절기 보다는 덥더라도 여름 한 철이 좋다고 느끼는 나는 일말의 아쉬움이 남는다.
'하루에 한(1) 가지 좋은 일 하고, 열(10) 사람 만나고, 백(100)자 씩 쓰고, 천(1000)자 씩 읽고, 만(10,000)보씩걷는 것' 이 노년의 삶에 최상이라는 신조어가 한 때 크게 회자된 적이 있었다. 지난 4월 동탄 신도시로 이주한 후, 나는 딱히 소일거리가 없다. 고심 끝에 시작한 것이 화성시 관내 역사문화 유적지를 탐방하고 이를 글로 기록하고 동기 또는 지인들에게 카톡으로 소개하는 일이다. 글을 받은 지인들로부터 '좋은 글 잘 읽었다' 는 댓글을 받았을 때, 서너 시간 쌓인 피로감이 한순간에 사라진다.
글 쓰기란? 일기를 제외하고는 타인들이 읽기 위해 쓰여진 도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십 년이면 강상도 변한다고 했다. 코흘리개 아이들과의 생활을 접은 지 자그마치 10년하고도 5년이 지났다. 지금은 초등학교 국어과 교육과정이 어떻게 바꿨는지? 알 수는 없지만,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4대 영역으로 로 구분되어 있었다. 이 중 영역 중,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아니한 것이 없겠지만, 최종 국어과 목표는 자기 생각을 자유자재로 표현하는 '쓰기' 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글 한 줄, 제대로 쓸 수 있는 성인이 과연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부산 문화탐방 4박5일 다녀 온 후, 지난 14일(금) 사우나 가는 길에 동탄복합문화센터내 도서관에 들려 책 3권을 빌렸다. 그 중에는「200자를 쓰는 힘」이란 책도 있다. 일본 메이지대학교 문학부 교수이자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출간한 언어학자《사이토 다카시/齊藤孝》는 2000자(2백자 원고지 10장 분량)의 벽을 넘으면 어떤 글도 잘 쓸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나 자신도 컴퓨터 워드가 일반화 되기 전에는 주변에서'악필'이라는 소문이 나서 글 쓰기와는 담을 쌓고 지냈다. 그런데 퇴임 후부터 잠이 오지 않는 날이면, 두 서너시간 컴퓨터 자판기를 두들긴다.
요즘, 남에게 보일 글이나 문서를 작성할 때는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이 당연한 시대가 되었다. '서당 개 삼년에 풍월한다(堂狗三年吠風月)' 는 말이 있다. 컴퓨터를 이용하여 글을 쓰면서부터 나 또한 글 쓰기에 대한 부담이 사라졌다. 2번에 걸쳐(정년퇴임 & 고희) 수필집을 세상에 내보인 것도 따지고 보면 컴퓨터 덕분이다. 컴퓨터를 사용하면 쓰고 싶은 것을 일단 아무렇게나 입력했다가 나중에 얼마든지 수정할 수 있고, 문장의 배열도 바꿀수 있다. 노년에 마땅한 소일거리거 없어 고심하는 동기와 지인들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 이 글 띄운다.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면서... ***크리스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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