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思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 '나이'인가?

길전 2020. 12. 13. 21:01

 

오늘은 음력 9월 초하루다. 손주 돌봄을 하지 않아도 되는 주말 (토)이라 안식구가 절에 간다고 한다.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 느 말처럼 사찰 용화사까지 안식구를 데려다 주고 나는 절 뒤에 있는 필봉산 약수터로 올랐다. 그리고 오산시 방향의 은계약수터를 향해 천천히 걸었다

 

 

방금 전 스마트 폰 앱 라디오 앱에서는 '강원도 설악산 단풍이 물들기 시작했다' 는 뉴스가 나온다.하지만 이 곳 팔봉산 기슭의 수목들은 아직 요지부동이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날씨 탓인지 가족 단위의 등산객들이 적지 않게 눈에 띈다. 30분 정도 걸었을까? 산등성에 큼직한 정자 하나가 보인다. 금오각(金烏閣)이라는 현판이 붙어있다.

 

주변에는 적잖은 운동시설들도 배치되어 있다. 흰 머리 칼이 섞여있는 실버가 철봉에 매달려 몸돌려 틀기를 날렵하게 한다. 조심스럽게 '춘추가 얼마나 되느냐?'고 여쭤보았더니 곧' 팔십' 된단다. 그러고 보니 나 보다 두 살 많은 일흔 아홉이다. '젊어서 운동 좀 하셨나 보다' 고 하면서 '나도 소식(消息)적에는 수평 후리 를 좀 했는데, 지금은 겁이 나서 하지 않는다' 고 하니 '생각 잘 했다' 며 맞장구를 친다.

 

 

철봉대에 매달려 턱걸이를 해보았다. 그러나 한 번도 제대로 올라가지 않는다. '나이 이기는 장사 없다' 는 옛 어르신 말씀이 그른 데가 하나도 없음을 다시 한 번 깨달으면서 은계약수터까지 가는 것을 포기하고 오던 길로 다시 되돌아섰다. '오를 때는 보이지 않던 꽃이 내려 올 때는 보았다'는 어느 시인의 詩句처럼 오산시무인협회장님의 '팔봉산'을 애찬(愛讚)하는 詩 한 편이 눈에 띤다. 요 며칠 전, 지인으로 받은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 나이 인가?' 영상을 배경음악으로 이 글에 담아 본다. ***크리스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