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독서)

나이 먹으니 ‘수구초심’ 생각난다./2021. 6. 6(일)

길전 2021. 6. 5.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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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24절기 중 아홉 번 째 망종이다. 50년대 '보릿고개'라는 말이 회자되던 어린시절 큰댁 보리밭에 들어가 검은 깜부기를 꺾어먹던 생각이 회상된다.  예나 지금이나 농촌에서는 모내기 하랴, 보리 베라, 고양이 손도 빌리고 싶을 정도로 일년 중 가장 바쁜 시기가 아닌가? 생각된다. 

 

매월 초 이맘 때면 예외없이 3종류의 월간지가 집에 온다.  두 권의 시정 홍보지 굿모닝인천〉과 행복화성〉 그리고 공무원연금공단에서 퇴직자들에게 보내는 소식지 〈공무원연급지〉이다. 이 중에서 향수같은 느낌이 드느 책은 〈굿모닝인천〉이다.

 

 ‘여우는 죽을 때, 자기가 살던 굴이 있는 언덕 쪽으로 머리를 둔다’ 하여  「수구초심」이라는 사자성어가 생겼다. 하루가 다르게 마천루가 올라가고 젊은 계층들이 모여들고 있지만, 칠십평생 몸담았던 인천 · 부평은 여전히 뇌리에 똬리를 틀고 있다. 하긴 여우보다 더 간사한 짐승이 ‘사람이라고 하지 않던가!  라고 예외일 수는 없나 보다.

 

강화 광성보 사진이 담긴 표지를 넘기니 함세덕(1915-1950)작가의 무의도 기행에 이어 평화의 섬, ‘그리움은 희망으로’ 의 주제가 붙은 교동도 대륭시장 골목 모습들의 이야기가 여섯 쪽에 걸쳐 실려 있다강화도는 새내기 교장시절 1년간 근무 경험이 있는데다, 등산, 고적 답사 등으로 자주 찾아 낯설지 않다. 하지만 예전 귀양처로 알려진 교동도는 또 배를 타야 하는 관계로 정년퇴임 후, 가입한 초등교육원로회 현장연수(2017.10) 때 비로소 처음 가 볼 수 있었다.  

 

낡은가 하면 새롭고, 평범한가 싶으면서도 특별하게 느껴지는 대룡시장의 모습들이 너무나 정겹게 다가온다. 남과 북, 2.5km의 바다를 사이에 둔 오랜 간극때문에 가슴에 깊게 묻고 있는 한을 언제 해소시켜 줄려는지? 마음 한켠이 시려온다. 그러고 보니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이 바로 나라를 지켜 낸 선열들의 충절을 우리 모든 국민들이 가슴 깊이

새겨야 할 현충일이 아닌가!

 

시간이 흐를수록 퇴색되어가는 현충일의 의의를 지금 한창 성장하고 있는 이 나라 미래의 주역들이 올바로 인식해주기를 바라는 충심에서 끝으로 현충일 노래 가사를 음미하면서 글을 맺는다. (끝) 

 

겨레와 나라위해 목숨을 바치니

그 정성 영원히 조국을 지키네

조국의 산하여 용사를 잠재우소서

충혼은 영원히 겨레 가슴에

임들은 불변하는 민족혼의 상징

날이 갈수록 아 그 충성 새로워라.

***크리스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