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독서)

춘절 으뜸 식물 「미나리」에 관하여/2021. 4.18(일)

길전 2021. 4. 17. 19:50

지난 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 이어 요즘 정이삭 감독의 영화 ‘미나리’ 가 큰 화제다. 「정이삭」 감독은 어릴 적 미국으로 이민 간 사람이다. 성인이 된 뒤 인천 송도의 한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적이 있다는 그는 “내 엄마도, 할머니도 저렇게 해변에서 조개를 캐며 살았겠다” 는 생각을 그때 했다며 “할아버지는 6.25 때 돌아가셨고 할머니가 제 어머니를 바닷가에서 키웠다”며 눈물을 글썽였다고 C신문 2021.1.27.일자 지면(People & Story)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미국 골든 글로브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라있는 ‘미나리’ 는 할머니 역으로 출연한 윤여정(74세) 배우가 단연 히로인이다. 이미 미국 배우조합 여우 조연상 등을 수상한 윤여정은 지난 4월 11일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또다시 아시아인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였다. 그런데 이날 온라인 화상으로 수상식에 참여한 윤여정여사의 수상 소감이 큰 화제를 낳고 있다. 수상요지는 이렇다.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후보로 지명돼서 영광이다. 아니 이젠 수상자” 라며 웃은 뒤 “ 가장 먼저 필립 에든버러 공(엘리자베스2세 여왕 남편)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 그녀는 또한 다음과 같은 수상 소감으로 큰 박수를 받았다. ”모든 상이 의미가 있지만, 이 상은 영국인들이 준거라 특별하다. 콧대 높은(Snobbish) 영국인들이 날 인정해 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영광이고 행복하다“  얼마나 당당하고 멋진 수상 소감인가! 영글어가는 모습의 윤여정을 통해서 ”큰 그릇은 늦게 이루어진다’ 는 大器晩成이라는 사자성어의 의미를 다시금 새긴다. 

 

지금이야 세상이 좋아진 탓일까,  미나리를 사시사철 먹을 수 있지만 예전에는 봄철 입맛을 돋우는 채소로 미나리를 으뜸으로 쳤다고 한다.  “처가 집 세배는 미나리강회 먹을 때나 간다‘ 는 속담에서 보듯이 처갓집 가는 목적이 오직 미나리를 먹으로 간다는 의미로 들리지만 핵심은 봄 미나리가 그만큼 맛있다는 뜻이 아닐까?  설날과 입춘이 지나면 아직 몸으로 느껴지는 날씨는 한겨울이지만 이미 봄이 시작됐다고 보는 것인데 미나리는 이때 먹는 것이 최고라고 한다.

독특한 향기가 나는 미나리는 요즘 나물로 무치거나 탕과 찜 요리에 없어서는 안 되는 식자재이다. 특히 봄 미나리는 특히 비타민 B군이 풍부해 식욕을 되살리고 춘곤증을 없앨 뿐만 아니라 청혈, 해독효과가 크다 하니 봄철 가기 전에 많이 먹기를 권장한다. 아울러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 영화가 미국 골든 글로브 외국어 영화상에서도 좋은 소식이 전해지길  고대하면서 글을 맺는다. (끝) *** http://blog.daum.net/kck4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