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독서)

“나는 나답게, 너는 너답게” /2021. 4.27(화)

길전 2021. 4. 27. 07:28

금번 서울부산 보궐선거를 겪으면서 '젠더' 라는 남 여의 성차를 표현하는 용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내가 몸담고 있는 대한민국은 남성보다는 여성들의 기량이 더 뛰어나다는 생각을 가끔 한다. 예를 들면 예체능계에서 농구의 박찬숙탁구의 '이에리사'  골프의 박세리피겨 여왕 김연아‘ 신궁이라 칭하는 기보배그리고 세계적인 성악가 조수미‘ 등이 반추된다. 그런데 어제 74세의 윤여정 배우가 미국 로스앤젤러스 유니온 스테이션에서 개최된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로 우리나라 최초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는 정말 영화같은 일이 벌어졌다.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지난 1년여 방콕신세로 전락한 나는 아침 9시 부터 정오까지 채널 19에서 단독 중계하는 TV에 쏙 빠졌다. 사전 인기투표에서 앞서고 있다는 뉴스에 안심하면서도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오스카 시상식을 마음 조리며 지켜보았다.  6개 부문 수상후보에 올랐던 영화 미나리가 오로지 윤여정 여우조연상 수상 하나로 그쳐 아쉽기는 하지만, 74세의 대한민국 여배우 윤여정 여사가 조금도 동요하지 않고 침착하게 아니 유머스럽게 수상 소감을 애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큰 감명을 받았다. 

 

윤여정 여사는 이미 지난 12일 영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모든 상이 의미가 있지만 이번엔 특히 고상한 체 한다고 알려진 영국인들이 좋은 배우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특히 의미가 있다고 수상소감을 밝혀 세계 영화팬들로부터 아낌없는 웃음과 박수를 끌어 낸 바 있다. 연극영화에 대한 특별한 교육을 받은 것도 아니고 생계 차원에서 연기를 시작한 윤여정 배우가 그의 조그마한 체구에서 뿜어 나오는 의연한 수상 소감 이야기는 도대체 언제 어디서 생성되었을까? 그것이 나에게는 몹시 궁금하다. 

 

시상식 후, 기자와의 회견에서 보여준 '솔직하고 당당하며, 재치 있는 언변' 은 또 다시 많은 사람들을 사로잡았다는 평이다. 그 비결이 무엇이냐? 고 기자가 묻자, “오래 살았고(74세임), 친구들과 수다도 잘 떤다면서 수다에서 입담이 나왔나 보다라고 대답했단다. 지금이 최고의 순간이랄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 최고란 말이 참 싫다면서 최고가 되려고 하지 말자 최중만 되면서 살면 된다라는 답변에 연기 못지 않은 지성이 물씬 풍긴다.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뭐냐?는 질문에 그 냥 사람을 보고 그 사람이 좋으면 한다. 대본 읽는 세월이 오래됐으니 딱 보면 안다. 대단한 기교로 쓴 작품도 아니고, 진심으로 정말로 이야기를 썼다. 그게 나를 건드렸다. 감독을 만났는데,  요새 이런 사람이 있나싶어서 한 거다” 끝으로 오늘 이후, 배우 윤여정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까? 라는 질문에 앞으로 계획 없다, 살던 대로,  오스카 탔다고 윤여정이 김여정 되는 건 아니다 옛날부터 결심한 게 있다. 남한테 민폐 끼치는 건 싫으니까 민폐 되지 않을 때까지 이 일을 하다가 죽으면 참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 는 말에는 더 할 말이 없다. 

 

어제저녁 국영방송 KBS 9시 뉴스를 진행하는 앵거는 윤여정 배우의 평소 가치관을 이런 말로 소개한다. 나는 나답게, 너는 너답게얼마나 멋진 표현인가! 어느 선각자가 말한 경구보다도 더 신선한 충격을 74세 윤여정 여사로부터 받았다고 한다면 지나친 아부 일까!! ***http://blog.daum.net/kck4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