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한해가 저물어 가는 歲暮(세모)가 되면 나도 모르게 허탈감에 빠진다. 올 한해도 또 어떤 특별한 흔적도 없이 역사의 뒤안길로 솔적없이 사라진다는 생각때문이리라. 어제 화성에 오면서 새로 모임이 시작된 ‘3규1종’ 수원 만남에 이어 오늘은 3년 동안 같은 교실에서 함께 공부한 소위 野松會 모임이 있는 날이다. 마침 경로당 회식도 있는 날이라 조금은 망설여졌지만 한동안 뜸했던 차라 고교 동창들의 얼굴을 보고 싶었다.
고교시절 3년간 학교 교문을 들낙거렸던 S학교는구한말 계몽가인 윤치호 선생이 개성 송도에 '한영서원' 이라는 명칭아래 세워진 본래부터 명문학교였다. 그러나 북괴 남침으로 촉발된 한국전쟁으로 말미암아 어쩔 수 없이 인천으로 피난 나온 학교다. 처음에는 학교 건물이 없어 여러 곳을 전전하다가 이후 동양화학(주) 故 이회림 회장의 도움(이사장)으로 지금은 인천 명문 사립학교로 다시 우뚝 선 고교다. 70년도 한 때는 '농구'와 '유도' 명문으로 전국을 주름잡던 학교이기도 하다.
오늘 송년 모임에는 생존한 16명 중 12 명이 참석했다. 이 중에는 인천에서 세 번에 걸쳐 국회의원직을 역임한 J도 참석했다. 그 밖에도 군과 경찰, 학교, 그리고 기업 현장에서 나름대로 충실히 삶을 살아 온 학교 동기들이다, 이 중에는 지금도 여전히 건강관리를 위해 일선에서 뛰는 동기도 있다. 이날 모임은 반창생 중 가장 성공적인 삶을 살아 온 J가 주빈이 될 수밖에 없다. 그는 여전히 인천 관내에 많은 재산을 지니고 있는 거부로 인천시민 중 가장 많은 세금을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J가 먼저 먼저 꺼낸 화두는 '부평장학재단' 운영 이야기다. 청·소년 시절 궁핍한 생활속에서 어렵사리 공부한 기억을 한시도 잊을수가 없어 처음 50억을 출자하여 "부평 장학재단"을 설립하게 되었다고 말을 꺼낸다. 따라서 지난 해가 가정환경이 곤궁한 학생들에게 년 5백만원 이상의 학자금을 지원하고 있는 지, 만 20년 째가 되었다면서 기념품으로 만든 도자기 연필꽂이를 하나씩 나눠준다.
다음은 마누라와 자식 자랑 하면 팔불출 가장이라 했던가! 부인 Y여사의 〈인천 송도컨벤시아 1 미술 전시회〉이야기를 한다. 현재 그의 부인은 한국미술협회, 인천시 초대 작가, 여명회, 부평미술인회 회원 등 여러 직함을 지니고 있다면서 2019년 코리아아트페스 우수 작가 상을 시작하여 인천미술대전 최우수상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 2회 등 많은 수성 경력이 있다 한다.
더우기 2022에 이어 올 10월 5일간 ‘내안의 꿈’이라는 주제로 개인 전시회를 개최 한바 있다면서 전시 화보집을 한 권씩 나눠준다. 疾風知勁草라는 사자성어는 ‘어렵고 위험한 처지를 겪어봐야 사람의 진가를 알 수 있다’ 글이다. 근래 하루 밤을 자고 나면 몸이 예전 같지 않다. 비록 선량을 지낸 J처럼 큰 자랑거리는 없더라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살아온 이야기는 있으리라 사려된다.
나이가 들수록 가족 특히 부부간에 사랑과 이웃간에 우애가 있어야 하겠음을 절실히 느낀다. 앞으으로 범사에 더욱 감사하고 이웃을 배려하며 지내리라 다짐하면서 이 글 쓰기를 줄인다. 이 글 끝까지 읽어준 야송회 동기들과 이웃 지인들, 다가오는 새해에 더욱 건승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한다.
-크리스탈 힐링 일기/2023.12.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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