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思

아, 어쩌다 자유 대한민국을 시험하실까!

길전 2024. 12. 23. 04:33

 

거실에서 나는 달그락거리는 소리에 잠이 깼다. 침대머리 보조 등 스위치를 켜니 시계 시침은 6시를 지나 7시를 향하는데 창밖은 아직도 어둡다. 세태가 하 수상하니 잠자리도 편할 리가 없다. 어제 저녁 때 먹은 음식마저 제대로 소화되지 않아 뱃속이 더부룩하다. 안식구는 누룽지탕을 끓이고 있다.

 

여보, 나 운동 좀 하고 들어올게 요

아침 식사 다 됐는데...”

어제 저녁 먹은 음식 소화되지 않아서 그래요

일찍 들어와요

 

 오늘은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가 될 것 같다는 기상 캐스터의 일기예보가 마침 들린다. -코트에 털목도리 그리고 마스크 까지 단단히 하고 출입문을 나섰다. 당연히 양손에는 등산용 스틱이 들렸다. 곧바로 구봉산 둘레 길로 가려다 아무래도 빙판길이 염려되어 안전한 평지 신장로 길로 들어섰다. 기온이 워낙 낮은 때문인지 일요일 임에도 불구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

 

푸른 숲 마을 입구에서 여울로 길로 들어섰다. 나래울 사거리에 도착하여 나래울종합사화관 건물을 쳐다보니 전에는 눈에 띄지 않던  추운 겨울, 당신의 따뜻한 마음이 온기가 됩니다 라는 현수막이 눈에 띈다. 어려운 이웃들을 보살펴주는 기관으로서 잘 어울리는 글이라는 생각이 든다. 길 반대편으로는 수원 행궁을 축소해 조성한 전통공원이 보인다.

 

1회 불편한 몸을 추수리기 위해  나래울종합복지관 <매트 스드레칭> 건강강좌를 수강한다. 또 시간이 나면 나래울 회관 뒤편에 있는 게이트 볼 장에서 몸을 풀곤 한다. 여니 때 같으면, 실내경기장에서 연습하는 회원들을 볼 수 있을 텐데, 오늘은 날씨가 너무 찬 탓인지 묵직한 자물통이 그대로  달려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서 연습을 할까? 생각하다 곧바로 뒤에 보이는구봉산 둘레 길로 접어들었다. 비로소 두레길을 걷는 사람들이 하나 둘 눈에 띈다. 며칠 전에 내린 눈이 다시 얼어붙어 등산용 스틱을 들고 있음에도 조심스럽다. 평소 같으면 삼·사십분 만에 끝날 마을 둘레길 걷기가 오늘은 2시간 이상 걸려 귀가 하였다.

 

점심 때,  성남시 분당에서 지내는 불혹(不惑)을 지나  지천명(知天命)을 바라보는 아들이 집 밥이 생각나는지 돼지 족발을 들고 집에 왔다 모처럼 부자(父子)가 술잔을 앞에 놓고 요즘 혼란스런 나라 이야기를 격의 없이 나눴다. 

 

상대방을 누르지 않으면 내가 죽는 다식의 비이성적인 정치권 인사들의 행태로 부터 시작하여 누구보다 정의(正義)에 수범을 보여야 할 판·검사와 언론 종사자들의 모습  그리고 요즘 젊은 세대들이 보이는 표플리즘적인 행동에 대해서도 마땅치 않다는 이야기를 했다. 

 

아비의 기탄없는 이야기를 들은 아들은 '우리 젊은 세대들도 알 것은 다 알고 있다면서, 이번 혼란 국면이 건강한 국가로 나아가는데 오히려 약이 될 수 있다' 면서 "아빠 너무 마음 쓰지 마시라" 는 말을 건넨다. 역시 듣고 보니 건강한 아들 생각에 마음이 놓인다

 

어찌되었던 동방의 예 의지국으로 회자되던 우리 자유 대한민국이 제살 뜯어 먹는 미친 나라’ 라는 영국 BBC 방송의 촌평을 들으니  8.15 광복 이전에 태어나서 볼 것, 못 볼 것, 죄다 보면서 이 만큼 키워놓은 액티브 시니어들 솔직히 너무 기가 막힌다. 너· 나 할 것 없이 국민 모두가 각성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글을 접는다. 

 감사합니다.(끝)

**크리스탈 힐링일기/2024.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