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이틀 동안 큰 눈발이 날린다. 첫눈 치고는 117년 만에 처음 보는 폭설이라고 방송매체들은 속보로 알린다. 그 어느 해보다 기승을 부린 폭염으로 올 겨울은 눈 없는 따뜻한 겨울을 보내는 가 했더니 그게 아닌 듯싶다. 엄혹한 5공화국 시절 민주화 투쟁에 앞장섰던 모 대통령이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고 했던 이야기가 반추된다. 인류의 무차별적 환경훼손으로 지구 곳곳에서 이상난동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그래도 겨울은 예외 없이 내 곁으로 오고 있다.
세상사 참으로 고르지 못하다. 오늘은 <인천교육삼락회> 올 마지막 대면 모임이 동인천 역 인근 학생문화회관에서 있는 날이다. 아침부터 서둘렀는데 아쉽게도 수도권 전철 역 병점 까지 가는 마을버스가 운행하지 않아 결국 참석하지 못하고 다시 귀가했다. 대지가 온통 은 세상으로 바꿔 철부지 아이들은 좋아라 눈밭에 뒹굴지만 긴급 임시휴교 조치와 육상 교통 및 항공편의 운항 중지 그리고 안전사고 다발 소식에 마음이 무척이나 무겁다.
‘여우보다 간사한 짐승이 머리 검은 사람’ 이란 속설이 있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나는 일 년 4계절 중 원형생장(元亨生長장)의 봄·여름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그런데 팔순이 지나면서 이정수장(利貞收藏)의 가을· 겨울이 좋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어찌 보면 인생 초반보다는 후반이 알차고 유복해야 함은 너무나 지당하다. 이제껏 이를 깨닫지 못하고 살아 온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럽다.
얼마 전 ‘인간은 이승에 잠시 외출 나온 가유(假有였다가 본유(本有)로 돌아가는 존재’ 라는 사실을 중생들에게 보여 준, 법정 큰 스님의 책을 읽는 동안 이제 모든 욕심 내려놓고 오로자 이웃에게 베풀면서 또 늘 감사하면서 살리라 다짐해 본다.
“다시 한 번 더 젊음을 누릴 권리가 있다” <젊음의 유전자, 네오테니(Neoteny)>의 작가 미국의 『론다비만』 여사가 나에게 주는 화두이자 메시지이다. 소싯적 교단교사시절 동료였던 K 친구가 새 소일거리를 안겨줘서 너무 고맙다.(끝)
**인천교육일보 칼럼니스트 김청규/2024. 11, 2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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