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에 이주한지 얼마 되지 않아 윗니 하나가 속을 썩인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나처럼 치과에 돈 많이 갖다 준 사람도 많지 않을 것이다, 40대 후반서부터 배탈 난 사람 뒷간 드나들 듯 치과에 출입했다. 당시만 해도 임플란트가 대중화 되지 않은 때였다. 탈이 난 치아는 치료 후 보철하거나 아니면 아예 발치하고 틀니를 했다.
‘귀가 순해진다’ 는 耳順(이순)을 넘기자 보철하거나 틀니를 한 것이 또 속을 썩인다. 상한 이를 발치하고 임플란트 시술을 처음 했다. 그 후로는 치아 통증만 오면 계속 덮어씌운 보철을 벗겨내고 임플란트 시술을 했다. 부평 동네 A치과에서 시술받은 임플란트가 얼추 아홉에 달한다. 이 중 2개는 의료보험 대상이지만 그 나머지는 순전히 자비부담이다.
동탄에 이주한지 얼마 되지 않아 치아 하나가 또 통증이 온다. 여식이 소개하는 동탄 M치과에서 발치하고 임플란트 시술을 했다. 임플란트 시술을 여러 번 하다 보니 비교가 된다. 시술 비는 높은데 통증마저 많이 느낀다. 돈도 돈이려니와 오랜 시술 시간 겪는 통증에 짜증이 난다. 다시는 죽는 한이 있더라도 치과에 가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세상사 어찌 내 마음대로 되랴!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동탄 신도시는 비교적 젊은 부부들이 많이 거주한다. 이 때문인지 치과 수가가 먼저 살던 인천·서울 지역보다 높다. 서울 강남지역에 있는 모 치과에서는 임플란트 하나에 50만 원대라는 문자가 떴다. 서울이라고 하면 무조건 비싸다는 인식에 사로잡혀 있던 ‘나’ 다.
넉넉한 것이라고는 시간뿐인 나는 ‘바람 쐰다’ 는 기분으로 3번씩이나 전철을 바꿔 타면서 강남 신사역 근처 N 치과를 찾아갔다. 4층 치과 병실에 들어서니 실내가 정결하다 벽에 붙어있는 액자 속 원장 프로필에는 서을대 치과를 졸업하고 여러 수련과정을 거친 이력이 기록되어 있다. 더군다나 40대 중·후반의 여자 주치의다.
행복은 ‘자기 마음먹기에 달렸다’ 는 말이 있다. 엑스레이 촬영 후, 솔직하게 내 의중을 털어났다. 동탄 소재 치과 시술비보다 낮은 가격에 치아 2개를 손보기로 약정했다. 이곳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6일 발치하고 하나는 뼈까지 심었다.
흔히 치아 건강을 5복 중에 하나라고 말한다. 인간의 본능 중 으뜸인 것이 바로 ‘식욕’ 이다. 사람을 비롯한 모든 생물은 먹지 않으면 생존하지 못한다. 건강하려면 잘 먹어야 하고 치아가 튼튼해야 함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치아가 부실해서 잘 씹지 못하면 영양 불균형이 될 뿐 아니라 인지 기능이 떨어져 치매도 따라온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치주질환을 일으키는 입속 세균은 온 몸을 돌며 심장· 폐·췌장을 망가트린다고도 한다.
아무리 건강한 체질의 사람이라도 나이 들면 없던 병도 생기게 마련이다. 불가에서 ‘인생사 生老病死(생로병사)’ 라 하지 않던가! 눈 감는 그 순간까지 탈이 나면 고치면서 살고자 하는 것이 모든 이들의 인지상정이다. '나이 들어 수중에 돈 떨어지면 죽는 수밖에 없다' 는 말 우습게 듣고 흘릴 말이 아님을 깨달으면서 귀가하여 이 글을 쓴다.
+크리스탈 힐링 일기/2022.9.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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