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思

의미 있는 하루/2022. 9. 16(금)

길전 2022. 9. 17. 00:39

 

 오늘은 나를 낳아 곱게 키워주신 어머님 기고 일이다. 사십대 초반 주임 시절 작고 하셨으니 어느 덧  40년이 된다. 부친께서는 이보다 먼저 세상을 하직하셨다. 따지고 보면 나야말로  천하 불효자다.

 

그런데  하필 토요일은   나래울종합사회복지관에서 새롭게 시작한 하체 튼튼건강강좌가 있는 날이다.  어쩌다. 첫 강좌(9월3일)는 내가 감빡하는 바람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 번 강좌마저 불참한다면 아무리 생각해도 내 꼴이 우습다. 그래서 어머님 기고  성묘를 미리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 속담에  '떡 본김에 제사 지낸다' 는 말이 있다. 우연히 운 좋은 기회에 하려던 일을 모두 해치운다는 의미다. 주 초에 부평 진산인 계양산 둘레길을 산행하는 이른바  金師會 카톡방에 '이번 주 산행은  막내격인 O회원 생일 축하를 겸한다' 문자가 떴다.  O 회원은 내가 동탄으로 이주 후에 가입한 회원이다, 금사회 산행모임에 거의 참석하지 못하는 내게  음력 생일 날 아침 ‘생일을 축하한다'는 문자를 띄웠다. 뿐만 아니라  올 추석 명절 때는 그로부터 과일 택배를 받았다.

 

  체구는 작지만 마음 씀씀이가 대범한 그야말로  액티브 시니어다. 이에 비하면 나는 너무 짜다고 소문이 났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타인를 먼저 대접하는 경우가 드물다. 그렇다고 해서 공짜를 좋아하거나 탐을 내지도 않는다. 오죽하면 주변인들로부터  “크리스탈 이라는 별칭을 듣고 있을까! 하지만 신세 지고는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성격이다. 예를 들면 누가 술 한잔 사면, 언제고 반드시 갚아야 직성이 풀린다. 영어로 표현하자면 give in take 다.

 

  어제는 초등 모교 후배가 모친상을 당했다는 문자가 떴다. J는 나와는 30회이상 차가 나는 여자 후배라기 보다  스승과 제자와 같은 사이다. 동문행사 때마다 J는 나를 보면 '선배님 무고 하셨어요?' 하면서 깍듯이 인사한다.  언젠가 인천 대공원 근처 야외행사 때는 손수 차를 운전하여 나를 태워가기도 했다.  ‘오는 정이 있으면 가는 정도 있게 마련이다' 

 

 어제 나의 고향 시흥시 과림동 묘원에 계신 어머님을 찾아 뵈었다. 그리고는 곧바로 부평 구산동에 있는 근로복지재단 인천병원으로 달려 후배 喪家(상가)에 들려 조문을 했다. 남편과 성장한 자녀 둘을 인사시킨다.

 이어서 인천 부평의 진산 계양산 초입에 맛난 추어탕집으로 소문이 자자한 음식점으로 달렸다. 가는 와중에  전에 살던 엠코타운 근처 제과점에서 케이크를 구입했다.

 

 오랫만에 뵌 금사회원들이 하나 같이 나를 반긴다.  치아 발치에다 운전 때문에 그 좋아하는 술 대신 콜라만 마셨지만, 하늘에 붕 뜬것처럼 몸이 가볍다. 회원 모두가 건강하기을 기원하면서 푸근한 마음으로 귀가하였다. 정말 의미있는 하루가 아니였나 하는 생각이 드는 하루다. (끝)

+크리스탈 힐링 일기/2022. 9.17(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