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思

이제 뭘 하면서, 시간을 보낼까!!

길전 2023. 5. 18. 14:30

2023년 계묘년 새 봄을 맞아 건강관리를 위해 그동안 꾸준히 해오던 게이트볼과 아파트단지 내 헬스장 출입도 끊고 오로지 식전 1시간 걷기와 잠이 오지 밤에는 글쓰기그리고 주말에는 텃밭 가꾸기를 하면서 나름대로 무료한 시간을 소진했다.

그런데 세상사 만만한 것이 하나도 없음을 또 깨닫는다. 일찍이 세계 문학사의 거인으로 인정하는 독일 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1789`1832)는 노년의 삶을 4개의 상실(건강, , 친구. )의 시기로 설명하면서 이 중에 특히 꿈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라고 말했다는 구절이 떠오른다.

 

이제 뭘 하면 지낼까!!” 아무리 머리를 짜도 팔순이 되는 이 나이에 할 만한 것이라고는 떠오르지 않는다. 생산적인 활동이 아니면 아예 처음부터 관심을 두지 않는 성격 탓이다. 게이트볼 시작하면서 알게 된 지인 권유로 노인회에 가입은 했어도 일주일에 중식을 하는 날 외에는 웬만해서는 경로당 출입을 하지 않는다. 한 번 雜技(잡기)에 젖어들면 헤어나기 힘들다는 사실을 너무나 알기 때문이다.

 

농사 일 경험은 없지만, 주말 텃밭 가꾸기에 있어서 필수 요건 3가지(, 잡초제거, 투약)정도는 안다. 물은 만물의 영장인 인간은 물론 모든 생물들이 생존하는 근원이다. 봄 가뭄이 심한 요즘 같은 경우 식물에게는 물이 더더욱 요구된다. 텃밭 가꾸기를 하면서 뒤늦게 깨달은 것이 있다. 비닐 멀칭(바닥 덥기)은 잡초 생식을 방지하기 위해서 하는 것으로만 알았다. 그런데 보온유지와 수분방지를 위해서도 필요함을 이 번에야 비로소 알았다.

 

비닐 멀칭 한 옆 고랑에서는 2주 이상 나보다 늦게 파종한 감자 싹이 돋아나 하루가 다르게 성장함에도 露地(노지)에 심은 내 텃밭의 감자는 통 소식이 없다. 어디 이뿐이랴! 오산 농자재 센터에서 한 판이나 사다가 이식한 는 모조리 자취를 감췄다. 따지고 보니 멀칭을 안 한 노지에 심은 탓 말고는 다른 원인이 없다. 답답하니 허리 협착증 통증에도 불구하고 물만 자주 퍼다 줄 수밖에...

 

처지를 바꾸어 그 일에 대해 생각 한다는 뜻으로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텃밭 주인 입장에서는 얼마나 황당했을까!! 생각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철부지 늙은이 텃밭에는 왜 애시 당초 비닐 멀칭을 해 주지 않았는지? 그것이 궁금하다.

 

어찌됐건 세상사 하나 얻는 것이 있으면 하나 잃는 것도 있게 마련인가 보다. 생면부지 이웃사촌 만나 씨감자며, 신선초, 그리고 민들레 김치까지 맛을 볼 수 있었으니 너무 기쁘고 행복하였다. 또 하나 만만하게 대하거나 다루기 쉬운 그 어떤 것도 이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음을 깨닫는 귀중한 공부를 했다고 생각하면서 글을 접는다.

 

+크리스탈 힐링일기/2023. 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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