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독서)

“반려동물” 에 관한 신문기사를 보면서...

길전 2023. 10. 27. 02:42

 

 농림축산식품부 통계에 의하면 2022년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6백만 가구가 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한다. 10가구 중 3가구가 반려 견을 키우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 같다.  며칠 전 구독하고 있는 지면에서  반려동물 진료비 부가세 면세의 뜻 이라는 글을 접하고 이제 우리나라도 소득수준이 높아지자 생활양식이 서구(西歐)를 닮아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올 초부터 KBS 1 TV에서는 그것도 시청 율이 가장 높은 주말 저녁시간대에 동물극장 단짝이라는 프로그램을 제작 방영하고 있다. 예전에는 주로 젊은 세대들이 반려 견을 키우는 추세였는데, 근자는 반려 견을 데리고 산책하는 실버들도 눈에 자주 보인다. 반려 견 세대가 증가하면서 이와 관련된 업종이 크게 번창하고 있으며 심지어 반려 견 장례식장도 생겼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사치라고 생각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는 소싯적에 개에게 물린 경험이 있어서인지 덩치가 큰 개를 보면 지금도 트라우마 증세가 있다. 그리고 젊은 아낙이  강아지를 가슴에 품고 있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썩 좋지 않다.  출산율이 OECD 국가 중 최하위인 현재 우리나라 3D 업종들이 벌써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문을 닫을 판이라는 기사를 접하면 우리 나라의 장래가 어떻게 될 것인지 우울하다.

 

나는 화성 동탄 신도시로 오기 전 묘한 인연이 하나 있었다. 정년퇴임 후, 친구 농장에서 텃밭 가꾸기를 할 때의 이야기다. 하루는 무심코 텃밭 농막 안을 들여다보니 텃밭 주변에서 자주 눈에 띄던 유기견이 뜻밖에도 새끼를 출산하여 품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나를 보자 어미는 슬그머니 자리를 피한다. 이웃 농장에서 三伏 보신용으로 키우던 강아지로 사람을 피해 다니던 바로 그 유기견이다.

 

이를 보는 순간 측은지심(惻隱至心)이 발동했다. 발견 첫 날은 감자탕 식자재인 돼지 뼈다귀를 사다가 삶아 주었다. 그 후 매일  하루 2번 아침저녁으로 텃밭에 나가 유기 견과  새끼들의 안위를 확인하지 않으면 불안하다. 지인들과 모임이 있는 날은 먹다 남은 음식비닐 봉투에 싸들고 다니게 되었다. 한 달이 지난 후에는 어미와 새끼 한 마리를 남기고 지인들에게 분양했다.

 

 그런데 인연은 여기까지였다. 나만 보면 꼬리를 흔들며 반기던 새끼 흰둥이는 어느 날 동네 개에게 물려 죽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어미는 도로가에 자동차 바퀴에 치인 사체로 발견되었다. 두 마리 모두 텃밭 옆 개울물이 흐르는 둔덕에 고이 묻어주었다.

 

 우리가 흔히 건네는 욕지거리에   ‘사람 못된 것은 개만도 못하다 는 말이 있다. 나이가 들수록 외로워지는 것이 노후의 삶이다. 공동주택 아파트에서 벗어나 허름한 단독주택일망정 따듯한 을 주고받을 수 있는 애완 견 한 마리 키웠으면 하는 생각이 불현 듯 머리를 스친다. 혹여 세상 떠나는 날 가장 슬퍼할 친구가 될지? 누가 아는가! 말이다.()

**크리스탈 힐링일기/2023,1027()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_안치환_Desire.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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