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을 고치려면 병 자랑을 하라’ 는 속설이 있다. 어제 오산시 외삼미동에 위치한 「삼성본」 병원 에 다녀와 컴퓨터 책상 앞에 앉아 또 자판기를 두드린다. 몸에 붙은 습성은 어쩔 수가 없다.
화성시 동탄에 이주하기 전 1년 전으로 기억된다. 신문을 보고 있던 아내가 뜬금없이 읽고 있던 건강 관련 섹션 지를 넘겨준다. 서울 강서구 신도시에 위치한 모 신경외과 원장의 단일통로 협착증 내시경 시술에 관한 기사다.
마침 척추 협착증 증세가 나타나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고심하던 차였다. 기사를 보는 순간 ‘窮 중 通하면 뜻이 이루어진다더니 하느님께서도 나에게 도움을 주시는 구나' 하는 생각에 조금도 망서림없이 이내 병원을 향해 달려갔다. 그리고 병원장과 진찰을 동시에 상담을 하고 곧 시술(2019,4.19)을 했다. 시술비는 새로 개발된 의술기법이라 척추외과 수술보다 상당히 많았다.
병원에서 시술한 지 정확히 4년 6개월이 되는 지난 주말, 척추 협착증 중세가 다시 나타났다. 당일 사우나에 가서 땀도 빼고 다음 날 동네 한의원에 가서 침과 뜸도 떠 보았지만 진정 효과가 보이지 않는다. 통증현상이 기존 왼쪽에서 오른쪽 다리로 전이 현상까지 나타난다. 3일 째 되는 어제 지인이 소개하는 「삼성본」 병원 으로 아침 일찍 달려갔다.
최근 유명 노인 전문의로 뜨고있는 일본 「와다 히데키」 는 그의 저서 ‘80의 벽’에 서 사람은 보통 70대 초·중반까지는 건강하게 지낸다가 나머지 삶은 어차피 노화에 따라 병과 함께 지낸다고 말한다. 따라서 불치병으로 알려진 암에 걸려도 수술하지 말고 그냥 지내는 것이 오히려 낫다고 말한다. 하지만 막상 질환현상이 나타나면 우선 통증에서 벗어나기 위해 너· 나 할 것 없이 병원을 찾지 않을 수가 없다.
환갑도 넘기지 못하고 일찍 작고하신 양친보다는 근 20년 이상 더 살고 있으니 나는 큰 홍복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여우보다 더 간사스런 동물이 인간’ 이라 하지 않던가! 병원에서 진료 대기를 하는 동안 어쩌다 이 지경까지 됐는 지 지난 삶을 차분히 되돌아보게 되었다.
애시 당초 나는 권력이나 재물에는 관심이 없었다. 단지 내가 가정이나 직장에서 맡은 일에는 소임을 다한다. 내가 가장 혐오하는 사람은 표플리즘적 행동으로 ‘적당히’ 처신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주변 사람들은 나를 보고 '완벽주의 자' 라고 하면서 흔히 경계한다. 그렇치만 어떤 사안에 몰입되면 끝까지 해내야 마음이 편하다. 그러니 몸과 마음이 피곤하고 힘들 수밖에...
예를 들면 소싯적 교단교사 시절, 달성하지 못했던 현장연구 푸른 기장증을 교감때, 기여코 성취했다. 정년퇴임 후에는 친구농장에서 소일거리로 농사체험을 하면서 티끌만한 잡초 하나도 남기지 않고 학교 화단처럼 가꾸어 흉을 잡히기도 하였다.
올 해 팔순이 되면서 ‘길이 열리는 화성에서의 오늘을 담다’는 생애 세 번 째 문집을 발간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척추 협착증 재발 증세도 금번 문집을 발간하면서 비용 문제 등 여러가지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흔히 '타고난 성품은 쉽게 바뀔 수가 없다' 고 한다. 하지만 어쩌랴!! 유교에서 말하는 다섯 가지 福 (壽·富·康寧·攸好德·考終命) 중 마지막 다섯번째, 考終命(고종명)이라도 하려면 앞으로 남은 삶은, 좀 더 넉넉한 마음과 행동으로 가족과 주변인들에게 늘 감사하면서 살아야겠다고 생각하면서 글을 맺는다. 팔십이 넘어 뒤늦게 철이 드는 모양이다. (끝)
**크리스탈 힐링 일기/2023.11. 2(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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