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아침 밥술 놓기 무섭게 차를 몰아 경기대로변의 오산시 농협 경제사업장으로 달렸다. 씨감자가 들어있는 4kg 한 박스와 밑거름용 퇴비 1포 그리고 면장갑 한 다발을 구매했다. 그리고 최근 개통된 동탄 순환대로를 통해 금곡동 임대한 텃밭에 도착했다. ‘개구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 나온다’는 경칩(驚蟄)이 후 연이어 3일째, 텃밭 출근이다.
‘여우보다 간사한 것이 사람의 마음’이라고 했던가! 열흘 전쯤, 서울 모 병원에서 시술한 척추협착증세가 재발되어 며칠간 무척이나 고심했다. 팔순이 지난 노후에 건강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 이제는 모든 것 내려놓고 푹 쉬면서 생활하리라 마음먹었다. 그런데 지금까지 완벽주의자로 살아 온 내가 갑자기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지낸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깨달았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사자성어가 떠오른다. 지나치지 않으면, 될 상 싶어 지난 해 임대했던 땅주인에게 임대료(16만원)를 보냈다.
‘시작이 반’ 이라 했다. 우선 첫날, 천막 천으로 덮어두었던 농기구와 작물을 키우면서 생긴 작물 지주들을 다시 정리했다. 둘째 날은 주인이 로타리 한 두 고랑을 다시 보기 좋게 정리했다. 그리고 오늘은 작물 중 가장 빨리 파종해야 할 감자를 심기위한 일을 했다. 두 이랑의 3분지 2 정도에 헛 골을 만들고 그 곳에 해충 소독약과 퇴비 밑거름을 넣고 이랑을 다시 흙으로 덮었다. 그런 다음 잎채소 작물을 가꿀 평이랑 두 곳을 만들어 역시 소독약과 밑거름을 뿌렸다.
‘짠물’ 이라는 별칭이 붙은 인천에서 ‘길이 열리는 화성시 동탄에 이주’ 한 지, 어느 틈에 6년이라는 시간이 되었다 그중 이주 첫해만 빼고 텃밭 가꾸기가 물경 5년에 달한다. 사실 경제적 측면에서 보면 텃밭 가꾸기는 마이너스다. 하지만 노후에 소일거리로서는 이만한 것이 없다.
또 내 손으로 직접 가꾼 것을 먹는다는 희열 그 자체가 희열 자체가 너무나 크다. 우리 두 내외 먹는 량이 적어 이웃들과 나눠먹기도 한다. 지난 해 하절기 담근 양배추 물김치를 비롯하여 고추 간장, 가지무침, 깨 잎 간장 등은 지금도 밥상에 오른다. 그래서 올해는 작물 종류와 식재할 양도 좀 줄일 생각이다.
우선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면, 올해는 감자와 고구마를 꼭 심고 싶다.
간식용도 될 뿐만 아니라 자라는 두 손자에게 농사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체험기회도 되기 때문이다. 열매채소로는 호박· 오이(노각), 가지, 고추, 토마토, 는 물론 잎채소로 상추·쑥갓·부추 외에 몸에 좋다는 당근과 강낭콩과 더불어 밭두둑에 옥수수도 키워볼 생각이다.
비록 몸은 불편하지만, 텃밭 가꾸기를 통해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효과를 생각하면서 <힐링 일기> 쓰기와 더불어 올 한해도 무탈하기를 기대하면서 글을 맺는다. (끝)
**크리스탈 힐링일기/2025.3.12.(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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