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思

장고(長考) 끝에 결심 ‘텃밭 가꾸기’

길전 2025. 3. 13. 05:47

 

어제는 아침 밥술 놓기 무섭게 차를 몰아 경기대로변의 오산시 농협 경제사업장으로 달렸다. 씨감자가 들어있는 4kg 한 박스와 밑거름용 퇴비 1포 그리고 면장갑 한 다발을 구매했다. 그리고 최근 개통된 동탄 순환대로를 통해 금곡동 임대한 텃밭에 도착했다. ‘개구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 나온다는 경칩(驚蟄)이 후 연이어 3일째, 텃밭 출근이다.

 

여우보다 간사한 것이 사람의 마음이라고 했던가! 열흘 전쯤, 서울 모 병원에서 시술한 척추협착증세가 재발되어 며칠간 무척이나 고심했다. 팔순이 지난 노후에 건강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 이제는 모든 것 내려놓고 푹 쉬면서 생활하리라 마음먹었다. 그런데 지금까지 완벽주의자로 살아 온 내가 갑자기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지낸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깨달았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사자성어가 떠오른다. 지나치지 않으면, 될 상 싶어 지난 해 임대했던 땅주인에게 임대료(16만원)를 보냈다.

 

 시작이 반이라 했다. 우선 첫날, 천막 천으로 덮어두었던 농기구와 작물을 키우면서 생긴 작물 지주들을 다시 정리했다. 둘째 날은 주인이 로타리 한 두 고랑을 다시 보기 좋게 정리했다. 그리고 오늘은 작물 중 가장 빨리 파종해야 할 감자를 심기위한 일을 했다. 두 이랑의 3분지 2 정도에 헛 골을 만들고 그 곳에 해충 소독약과 퇴비 밑거름을 넣고 이랑을 다시 흙으로 덮었다. 그런 다음 잎채소 작물을 가꿀 평이랑 두 곳을 만들어 역시 소독약과 밑거름을 뿌렸다.

 

짠물이라는 별칭이 붙은 인천에서 길이 열리는 화성시 동탄에 이주한 지, 어느 틈에 6년이라는 시간이 되었다 그중 이주 첫해만 빼고 텃밭 가꾸기가 물경 5년에 달한다. 사실 경제적 측면에서 보면 텃밭 가꾸기는 마이너스다. 하지만 노후에 소일거리로서는 이만한 것이 없다.

 

또 내 손으로 직접 가꾼 것을 먹는다는 희열 그 자체가 희열 자체가 너무나 크다. 우리 두 내외 먹는 량이 적어 이웃들과 나눠먹기도 한다. 지난 해 하절기 담근 양배추 물김치를 비롯하여 고추 간장, 가지무침, 깨 잎 간장 등은 지금도 밥상에 오른다. 그래서 올해는 작물 종류와 식재할 양도 좀 줄일 생각이다.

 

우선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면, 올해는 감자와 고구마를 꼭 심고 싶다.

간식용도 될 뿐만 아니라 자라는 두 손자에게 농사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체험기회도 되기 때문이다. 열매채소로는 호박· 오이(노각), 가지, 고추, 토마토, 는 물론 잎채소로 상추·쑥갓·부추 외에 몸에 좋다는 당근과 강낭콩과 더불어 밭두둑에 옥수수도 키워볼 생각이다.

 

비록 몸은 불편하지만, 텃밭 가꾸기를 통해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효과를 생각하면서 <힐링 일기> 쓰기와 더불어 올 한해도 무탈하기를 기대하면서 글을 맺는다. ()

 

**크리스탈 힐링일기/2025.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