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思

‘감자’ 심던 날, 사단(事端)이 생기다.

길전 2025. 3. 20. 18:07

 

돈을 잃으면 조금 잃는 것이고, 명예를 잃으면 좀더 많이 잃는 것이며, 건강을 잃으면 모두 잃는 것이란 속설이 있다. 팔순에 접어들어 망구의 삶을 살다보니 전혀 틀린 말이 아님을 깨닫는다.  하지만 몸만 건강하다고 해서 노후가 마냥 행복하다고 말할 수만은 없다는 생각도 든다. 나름대로 뭔가 소일거리도 있어야 한다. 일찍이 르네상스 시절 독일의 요한 볼프강 괴테』는 죽는 날까지 함께 하는 것은 사랑이라고 말했다고 하지 않던가! 역시 선각자다운 명언이다.

 

고심 끝에 다가오는 을사년에도 <텃밭 가꾸기><힐링 글쓰기>를 계속하리라 결심했다. 지난해에 경작했던 금곡동 용화사 가는 도로변의 농장주에게 임대료(16만원)를 보냈다. 다만 올 해는 작물 종류와 양을 줄여서 몸에 큰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년 중 가장 빠른 텃밭가꾸기는  감자 심기.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 나온다' 는 경칩 날, 경기대로변에 위치한  오산시 농협 경제사업장에서 씨감자 한 박스(4kg)와 더불어 밑거름용 퇴비 1포를 구입했다. 그리고 아내가 다니고 있는 사찰 법회에 참석하는 날(3월14일), 감자를 심으리라 마음 먹었다. 

 

감자를 제대로 심으려면 씨감자 눈을 중심으로 2~3등분으로 자른 다음, 자른 부분에 마른 나뭇잎 이나 풀을 태운 재에 씨 감자를 버무려 심어야 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마침 마른 풀이 텃밭 1M 쯤 되는 경사진 곳에 있음을 발견했다. 아래로 내려가서 손으로 훑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냥 위에서 마른 풀을 손으로 잡으려는 순간 상체가 앞으로 기울면서 순식간에 몸체가 아래로 떨어지면서 굴렸다. 

 

척추 협착증세로 인한 고통으로 서울 강서구 소재 모 신경외과에서 요추부 신경관 감압 및 확장수술을 받은 것이 햇수로 6년하고 몇 개월이 된다. 그 후 간간이 통증이 나타나긴 했지만 그 때마다 파스를 붙이거나 아니면 신경주사를 맡으면 곧 가라앉곤 했다. 돌발적인 부주의에 10분 이상 냥 땅바닥에 누워 있다가 간신히 몸을 추수려 일어나 보니 온통 흙투성이다. 하

 

마른 풀을 뜯어 불에 태운 재에 묻힌 100여개의 씨감자를 모두 두 이량 헛 골에 심었다. 뿐만 아니라 꽃샘추위가 올 것이라는 일기예보에 대비하여 지난해 길거리에서 주워다 놓은 현수막으로 골을 덮었다지금 생각하면 무슨 기운으로 '감자심기' 를 끝냈수 있었는지, 얼른 납득이 가지 않는다.  귀가하여 몸을 씻고 옷을 갈아입은 후부터  허리통증이 나타난다. 

 

하루 자고나면 괜찮겠지 했는데, 이게 아니다.  누운 상태서 간신히 일어나서 침대 모서리에 걸터 앉는데 무려 30분이상 소요되었다. 하물며 허리가 끊어지는 상 싶다. 결국은 주말 생 이틀을 집에서 생무지로 고생하고 월요일에야  비로서 집 가까이 있는 삼성 본 병원엘 갔다.  MRA 촬영 결과 두 번째 척추가 손상되어 최소한도 서너 달 동안 고생할 것이라고  G 대표원장은 말한다.

 

며칠 전만 해도 몸이 날라 갈 것처럼 가벼워, 인천 초등교장원로회 모임에 등산용 스틱도 들지 않고 다녀왔는데, 정말 기가 차다정년퇴임시 더도, 덜도 말고 십년 정도만 건강하게 더 살았으면 했는데, 10년은 고사하고 세 배나 되는세월을 생존했으니 이 보다 더 큰 홍복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끝으로 언젠가 가까운 지인으로 부터 카-톡으로 받는 <나이 들어 갈수록 독하게 지켜야 할 5가지> 라는 글을 소개하면서 마치고자 한다.

 

 -첫째, 행복한 노후의 핵심은 자립이다.

 -둘째, 운동을 일상의 일부로 만들어라.

 -셋째, 열정을 되살려라.

 -넷째, 나에게 힘을 주는 사람들과 관계를 유지하라.

 -다섯째, 배움과 도전을 멈추지 말라.

 

이 다섯 가지 외에  하나만 더 추가한다면  지나친 것은 부족한만 못하다 과유불급(過猶不及)만은 앞으로 꼭 지키리라 마음 먹으며 글을 맺는다.  소식듣고 격려해준 가까운 지인들 고맙습니다. ()

**크리스탈 힐링 일기/2025.03.20.()**